Building the Metaverse

Building the Metaverse
Photo by Oberon Copeland @veryinformed.com / Unsplash

2021년도에 타 플랫폼에 기고했던 내용입니다. 지금 다시 살펴봐도 메타버스에서 아래의 8가지 원칙 적용은 꼭 필요한 요소인 것 같네요. 실패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8가지 요소 중 어떤 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는지 분석해보면 그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사람들은 비대면에 익숙해졌다. 업무와 교육 등 다양한 사회활동이 인터넷과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지고 이를 위한 디지털 공간활용도 많아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연 주목 받고 있는 개념이 ‘메타버스’이다.

대선에 출마하는 대권후보의 출정식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하고,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대학교 입학식, 다양한 콘서트들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건씩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들이 검색되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이제는 점점 익숙해져 가지만 아직도 메타버스 개념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출간된 소설(닐 스티븐슨의 스노크래시, 1992)과, 2004년에 발표된 학술개념 4가지 유형(ASF의 메타버스 4세계, 2004) 그리고 영화 레디플레이어원(2018)으로 설명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로블록스(* 로블록스 : 월간 활성 이용자 1억 6000만명의 세계 최대의 메타버스 서비스 중 하나) 개발자 콘퍼런스(2020년 9월)에서 CEO인 데이비드 바수츠키가 직접 발표한 ‘Building the Metaverse’(메타버스 플랫폼 구축)를 위한 8가지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현재의 메타버스를 이해하는데 가장 훌륭한 개념임에 확신한다.

Building the Metaverse (로블록스 RDC 2020, https://youtu.be/G00GlCJc0mU)

우리나라에서 최근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이프랜드(SK텔레콤), 제페토(네이버Z), 게더타운(미국실리콘밸리) 등의 서비스들은 아래의 8가지 원칙으로 구성되고 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메타버스를 이해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Budiling the Metaverse @roblox

앞서 언급한 8가지 원칙 중 첫 번째 요소는 바로 ‘나(ME)’라는 개념이다. 메타버스 세상에 존재하는 나. 현실세계에 나는 아날로그 형태로 존재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다양한 페르소나(인격)를 지닌다.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아바타는 1개만 만들 필요가 없다. 아날로그 세계에서 나는 하나의 존재이지만, 제페토에서의 나, 이프랜드에서의 나, 로블록스에서의 나와 같이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다양한 나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없으면 존재 자체가 없는 것, ‘내’가 제일 중요한 첫 번째 요소이다.

두 번째 필수요소는 ‘바로 세계(Around the World)’이다. 나만 존재하고 있을 공간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 다양한 월드가 있고, 월드에 맞는 세계관이 등장한다. 제페토의 세계는 이렇게 생겼고, 이프랜드의 세계는 다르게 생겼다. 규칙과 형태 그리고 세계관도 다르다. 아바타 만드는 방법도 다르고, 상호 작용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 세계에서 ‘나’와 비슷한 구성원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세 번째 요소는 8가지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내(ME)가 있고 나를 둘러싼 세계(Around the World)가 있으면 나와 세계가 상호작용하고 그러면서 수많은 경험을 만들어낸다. ‘경험’ 즉, Millions of Experience라는 세 번째 요소는 메타버스에서의 수백 만가지 자유로운 경험과 수많은 ‘내’가 상호작용해서 유연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이벤트들이 결합되어 메타버스 세계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나간다. 실례로, 포트나이트(에픽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와 유사한 분류의 게임이지만 아바타와 전장인 아레나 생성의 자유도 그리고 파티로얄(Party Royal) 을 통한 상호작용 기능을 추가해 실제 사용자가 다양한 경험(디제잉, 콘서트 등)을 통해 세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이뤄냈다.

네 번째는 ‘시민의식과 안전(Civily & Safely)’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개념이다. 메타버스 세계에도 남녀노소, 인종, 국경 없이 다양한 구성원들이 각자 세계를 이뤄가는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일종의 지켜야 할 규범이 필요하다. 각 세계에는 시민으로서 살아가야 할 규범,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로블록스, 제페토 가입자 중 미성년자 비율도 높으며 여러 가지 범죄에 노출될 수 있고,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다양한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세계에 속한 구성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들이 마련돼야 하며 메타버스가 발전할수록 적용되는 규범과 안전망은 더 확충될 것이다.

다섯 번째 구성요소는 ‘경제(Economy) 시스템’이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상호작용하면서, 콘텐츠의 소비와 더불어 생산이 이뤄진다. 아바타에 입힐 옷을 만들어서 팔고, 이를 소비하는 수요자가 생겼다. 거래를 위해 각 메타버스 세계에서 통용되는 통화가 만들어지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도 한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아바타로 활동하는 신종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 속 통용되는 화폐로 노동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이미 생겼고 앞서 언급한 시민의식과 안전 장치 내에서 점차 발전하고 있다.

여섯 번째 구성요소는 ‘몰입감(Immersive)’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거쳐오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온라인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뭔가를 요구한다. 2D 화면에 갇혀 살아가지 않고, 다양한 디바이스들, AR/VR 기기와 센서들을 통해 더 실감나는 가상세계를 경험하고 싶어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소설이나 영화에 나온 이러한 갈망이 인간의 몰입감에 대한 욕구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등 거의 대부분의 ICT 업체들도 이러한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일곱 번째 구성요소는 ‘적은마찰(Frictioless)-자연스러움’이다. 메타버스 세계가 여러 개 존재를 할 텐데 이러한 여러 개의 메타버스들을 마찰 없이 유연하게 옮겨 다닐 수 있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내가 메타버스 A에 산다고 하지만 거기에만 있지 않고 B세계, C세계, D세계를 마음대로 왔다갔다하면서 다수의 아바타를 통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의 제공 여부도 메타버스의 중요 요소로 설명될 수 있다.

마지막 여덜 번째로 ‘친구(Friends)’라는 개념이다. 어떻게 보면 나(ME)와 같이 교감하는 직접적인 구성요소이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개념이다.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커뮤니티도 만들고, 길드도 만들고, 회사도 만들어 같이 경제 활동도 할 수 있다.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서 가상 현실의 친구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친구(Friends)는 마지막으로 설명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주요 개념이다.

이상으로 메타버스 세계를 구성하는 8가지 원칙을 살펴보았다. 물론, 이것으로 메타버스를 모두 정의할 수는 없고, 100% 정답이 될 수도 없다. 지금도 발전하고 있고 어쩌면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이 메타버스이다.

각자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메타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 그리고 메타버스 세계에서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찾아보도록 하자. 제페토에 가입해서 아바타를 만들어보고, 한강공원을 산책해보자. 이프랜드에서 불멍도 해보고, 게더타운에서 회의와 회식도 진행해보자.

지금 당장 접할 수 있는 세계 그리고 앞으로 더 발전할 세계. 메타버스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